나츠메 소세키, 『태풍』

夏目漱石, 『野分』, 1907.

노재명 譯, 현암사, 2013.

 

“자신이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그렇게 보고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주위를 둘러싼 사물이나 인간이 이런 장식용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를 발견하면 왠지 모르게 불쾌하게 받아들인다.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데도 주위의 사물과 인간이 의연하게 과거의 모습을 고치지 않는다면 자신의 눈에 비치는 불쾌감을 좌우전후로 반사하여 이래도 고치지 않겠냐고 몰아붙인다. 마침내는 이래도, 이래도, 하며 온 힘을 기울여 불쾌감을 반사한다.” (57쪽)

“다른 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을뿐더러 저물어가는 가을의 한기도 모르고, 벌레 소리가 가늘어지는 것도 모르고,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냉대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손톱에 때가 끼어간다는 것도 모르고, 다코데라의 감이 떨어진 사실은 당연히 모른다. […] 다카야나기 군은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 도야 선생이 바라보는 세상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세상이다. 다카야나기 군이 바라보는 세상은 자신을 위한 세상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세상이기 때문에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어도 원한을 갖지 않는다. 자신을 위한 세상이기 때문에 자신을 개의치 않는 세상을 잔혹하다고 생각한다.” (125~126쪽)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자부하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번민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 난 이름처럼 미덥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 그저 이렇게 일을 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일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바로 내가 걸어야 하는 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140쪽)

 

(2017.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