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소세키, 『도련님』

夏目漱石, 『坊っちゃん』, 1906.

송태욱 譯, 현암사, 2013.

 

“나는 3년간 공부는 했지만 사실 교사가 될 생각도, 시골로 갈 마음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교사 말고 달리 뭘 해보겠다는 생각도 없었기에 그 제안을 들었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가겠습니다” 하고 승낙해버렸다. […] 어떤 곳이고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통 아는 바가 없다. 몰라도 난처하지 않다. 걱정도 되지 않는다. 그저 갈 뿐이다.” (25쪽)

“나는 무슨 일이든 오랫동안 걱정하려고 해도 걱정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 나는 그다지 배짱이 두둑한 사람은 아니지만 단념은 굉장히 빠른 사람이다.” (43쪽)

“학교에 들어와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뒷전에서 살금살금 건방지고 못된 장난이나 치고, 그러다가 젠체하며 졸업을 하면 교육 좀 받았습네, 하고 착각한다. 상대 못할 하찮은 놈들이다.” (56쪽)

“나빠지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한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간혹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을 보면, 도련님이라는 둥 애송이라는 둥 트집을 잡아 경멸한다.” (76쪽)

“남에게 신세를 지고도 가만히 있는 것은, 상대를 어엿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고 그 사람에 대한 후의에서 나오는 것이다. 내 몫을 내면 그뿐인 것을 마음속으로 고맙게 여기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보답이다. […] 독립된 인간이 머리를 숙이는 것은 백만 냥보다 소중한 감사라고 생각해야 한다.” (80쪽)

“나는 머리가 그리 좋지 않은 사람이라 평소라면 상대가 이렇게 교묘한 말을 늘어놓으면 ‘아, 그런가, 그럼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송구스러워하며 물러났겠지만, 오늘 밤에는 그럴 수 없었다. […] 사람은 좋고 싫은 감정으로 움직이는 법이다. 논리로 움직이는 게 아닌 것이다.” (125쪽)

“끝물호박을 위한 송별회를 열어준 것은, 그의 전근을 아쉬워해서가 아니다. 다들 술을 먹고 놀기 위해서다. 끝물호박 혼자 따분해하고 괴로워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송별회라면 열지 않는 게 훨씬 낫다.” (139쪽)

“신문에 실리는 것과 자라에게 물리는 것이 비슷한 일이라는 걸 오늘 이 자리에서 너구리의 설명을 듣고 알게 된 꼴이다.” (163쪽)

 

(201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