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

Alice Munro, Dear Life, McClelland & Stewart, 2012.

정연희 譯, 문학동네, 2018.

 

“케이티 나이 때는 반복되는 단조로움이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그 또래 아이들은 그것을 품어 안고, 그 속에 뛰어들고, 그 친숙한 단어들이 영원히 녹지 않는 사탕이라도 되는 듯 혀로 감쌌다.” (29쪽)

“몇 권을 살펴본 뒤 나는 그가 책을 전집으로 구입하는 것을 좋아하고 북클럽 몇 군데에 속해 있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버드 고전 전집. 윌과 에어리얼 듀랜트 부부의 역사 이야기들. […] 책들은 그가 앎을 갈망하는 사람임을, 흩어져 있는 엄청난 양의 지식을 소유하기를 갈망하는 사람임을 암시했다. 어쩌면 그는 확고하고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사람은 아닐지도 몰랐다. 그러니 그가 내게 “어떤 러시아 소설?”이라고 물었을 때 그의 기반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탄탄하지 않았을 것이다.” (79~80쪽)

“그는 이저벨에게 그 아가씨에게는 뭔가가 있다고,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오싹한 느낌을 받거나 어리둥절해하지 않고 다 잘 받아들이려고 하는 뭔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이미 어떤 면에서는 가족들로부터 그녀 자신을 차단시킨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경멸해서도, 그녀가 매정해서도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딱 필요한 만큼만 마음을 썼다.” (117쪽)

“특히 남자들. 남자들은 싫어하는 것이 아주 많았다. 혹은 쓸모없다고 하는 것이. 그리고 그 말은 정확히 사실이었다. 그들에게는 그런 것이 쓸모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그런 것을 싫어했다.” (198~199쪽)

“그들은 늘 그렇게 관습적이었고, 상상력을 요하는 어떤 자극도 필요 없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계속 같은 방식을 유지했다. 그런 자극은 결혼한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것이었다.” (266쪽)

“이미 나와 있는 책들이 있었고, 그것도 아주 많았다. […] 그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왜 현재에도, 지금도 자리에 앉아 또다른 작품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298쪽)

“왜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는지,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며 바보같이 구는지, 쓸데없고 불필요한 존재들이 넘쳐났다. 어느 곳에나 노골적인 모욕이 흘러넘쳤다. 상점과 간판처럼, 섰다 출발하는 자동차 소음도 모욕적이었다. 어디에서나 이것이 삶이라고 외쳐댔다. 우리에게 그것이 필요하다는 듯이, 더 겪어봐야 한다는 듯이.” (391쪽)

 

(2019.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