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1)

3판, 문학동네, 2013(1999).

 

“내 침묵은 많은 할말을 수줍음과 두려움 때문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때문이었으나, 그는 정말로 할말이 있을 리 없는 텅 빈 침묵으로 나를 대했다.” (58쪽)

“세존께서 고뇌에서 해탈하시기까지의 고뇌, 헤매임을 없이 하실 수 있기까지의 헤매임은 전연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 난 그런 이야기를 재미있어하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은 것이다.” (98쪽)

“무릇 비분강개란 다분히 냉소적이게 마련이고, 신랄하면 신랄할수록 당사자는 초연한 입장이거나 스스로의 독설에 취하는 정도가 고작인데 그의 그것은 좀 달랐다. […] 그는 아마 그 시대의 병폐를 남의 상처로서 근심한 게 아니라 자기의 등창으로 삼고 앓고자 했던 것이다.” (134~135쪽)

“말이 좋아 농장이지 평수가 고작 오십 평이라니 계속 시인을 경멸할 수 있어서 우선 안심은 되었으나, 그래도 시인인 주제에 제 집 외에 농장이라 이름 붙은 것을, 그것도 수익을 전연 고려하지 않고 아이들의 정서 교육만을 위한 것을 따로 가졌다는 데 대해 화숙이네들은 계속 분노하고 있었다.” (153쪽)

 

(2019.09.08.)